뿌리염색 주기, 세야 할 건 염색 횟수가 아니라 두피에 닿은 횟수예요
새치가 자라면 가르마부터 표가 나요. 정면에서 바로 보이니까요. 그래서 뿌리 염색 주기를 검색해보면 대개 4주에서 6주라는 답이 나오죠.
맞는 숫자예요. 그런데 그 숫자만 보고 정하면 어긋나는 게 있어요. 주기를 따질 때 세야 하는 건 염색을 몇 번 했느냐가 아니라, 두피에 약이 몇 번 닿았느냐거든요.
같은 한 번인데 두피에 닿는 방식이 달라요
받는 입장에서는 전체 염색이든 뿌리 염색이든 다 같은 염색이에요. 그런데 두피에 닿는 방식은 달라요.
전체 염색은 모발 전체에 약을 발라요. 양은 많아도 두피에 닿는 건 뿌리 쪽이죠. 뿌리 염색은 자란 부분에만 바르니까 쓰는 양이 훨씬 적어요. 그런데 그 적은 양이 전부 두피 바로 위에 얹혀요.
약을 쓴 총량은 뿌리 염색이 훨씬 적은데, 두피에 닿은 횟수로 치면 똑같이 한 번이에요. 여기서부터 계산이 어긋나요.
살롱 기록에는 안 남는 횟수가 있어요
가르마 선만 집에서 따로 손보시는 분들이 계세요. "여기만 살짝 덮으면 되는데." 정면에서 보이는 자리라 자꾸 신경이 쓰여요.
문제는 집염색이 마음만 먹으면 오늘 당장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예약할 것도, 시간을 비울 것도 없으니까 간격이 저절로 짧아져요.
그런데 이걸 세는 분이 없어요. 살롱에서 두 달에 한 번 하시니 두 달 주기라고 생각하시는데, 그 사이에 집에서 세 번 하셨으면 두 달 동안 두피에 약이 네 번 닿은 거예요. 살롱 기록에는 두 번으로 남고요.
최근 두 달, 이렇게 세보세요
살롱 횟수 + 집염색 횟수 = 두피에 닿은 횟수
전체 염색이든 뿌리만이든 한 번은 한 번으로 세시면 돼요. 두 달에 네 번을 넘겼다면 간격이 짧은 편이에요.
이 횟수를 세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보통은 모발이 상할까 봐 간격을 둔다고 생각하시는데, 두피 쪽에는 다른 이유가 있어요. 알레르기예요.
염색약에는 색을 내는 성분 중에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게 있어요. 흔히 PPD라고 부르는 성분이 대표적이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알레르기가 처음부터 있는 게 아니라 나중에 생긴다는 점이에요.
컵에 물이 조금씩 차오르는 걸 떠올리시면 돼요. 차오르는 동안에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이십 년 넘게 염색하면서 한 번도 문제가 없던 분도 많고요. 그런데 어느 날 넘치면 그때부터 몸이 그 성분을 적으로 기억해요.
그리고 한번 이렇게 되면 되돌아가지 않아요. 염색약 알레르기는 대체로 평생 남고, 다음에 같은 성분이 닿으면 처음보다 더 세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요. 두피만 따가운 게 아니라 얼굴이 붓는 식으로 번지기도 하고요.
약이 여러 번 닿을수록 이 확률이 올라가요. 미용사들한테 이 알레르기가 일반인보다 훨씬 많이 생기는 것도 매일 약을 만지기 때문이고요. 그러니 두피에 닿은 횟수를 센다는 건 단순히 두피를 아끼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컵이 넘치는 날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거예요.
앞에서 말한 4주라는 간격도 색이 유지되는 기간이면서 제조사들이 권하는 최소 간격이에요. 그보다 짧게 반복하면 그만큼 손해고요.
두피 상태가 안 좋은 날은 한 번 미루세요
같은 한 번이라도 두피가 어떤 상태일 때 닿았느냐에 따라 달라요.
긁어서 헐었거나, 트러블이 올라와 있거나, 상처가 있는 날은 미루시는 게 좋아요. 피부가 멀쩡할 때보다 성분이 안으로 들어가기 쉬운 상태거든요. 염색약 설명서에 상처 있는 두피에는 쓰지 말라고 적혀 있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염색 당일에 머리를 감고 오시는 분이 많은데, 전날 감고 당일에는 안 감는 편이 나아요. 두피에서 나온 피지가 얇게 덮여 있으면 자극이 덜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깨끗하게 씻어낸 두피에 바로 약을 올리는 것보다는 낫다는 뜻이에요.
염색약 상자마다 사용 48시간 전 피부 테스트가 적혀 있는데, 실제로 하시는 분은 거의 없죠. 매번은 어렵더라도, 제품을 바꿀 때나 예전에 한 번이라도 가려웠던 적이 있다면 그때는 하시는 게 좋아요.
모발 쪽은 겹쳐 바르는 게 문제예요
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 성격이 좀 달라요. 이번엔 두피가 아니라 모발이에요.
뿌리 염색은 자란 부분에만 발라야 하는데, 이미 물든 부분에 약이 닿는 일이 흔해요. 그러면 그 자리는 염색을 두 번 세 번 받은 셈이 되죠. 반복될수록 그 부분만 유독 건조하고 힘이 없어져요.
살롱에서는 자란 부분을 눈으로 보면서 발라요. 경계가 티 나지 않게 이으려면 살짝은 겹쳐야 하는데, 그 정도를 조절해가며 아주 조금씩만 겹쳐요.
집에서 혼자 하시면 가르마 뒤쪽이나 옆은 보이지도 않고 손도 잘 안 닿아요. 겹치는 정도를 조절하기가 어렵죠. 헹구는 것도 살롱만큼은 되기 어려워서 약이 남기 쉽고요.
간격은 한 번에 늘리지 말고 조금씩
기억에 남는 손님이 계세요. 새치가 많아 염색을 자주 하셔야 했는데, 살롱에서 전체 염색을 하시고 2주쯤 지나 집에서 앞쪽만 한 번 더 하시고, 또 2주 뒤에 오셔서 전체를 하시는 식이었어요. 세어보니 2주에 한 번꼴로 두피에 약이 닿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하셔도 되니까 간격만 조금 늘려보시라고 천천히 말씀드렸어요. 한 번에 확 바꾸자고 하면 새치가 보이는 게 신경 쓰이셔서 못 지키시거든요. 그렇게 하나씩 조정해서 결국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었어요.
오늘부터 두 달에 한 번으로 바꾸겠다고 정하면 대개 못 지켜요. 대신 다음 한 번만 일주일 미뤄보는 식이면 지킬 만하죠.
그 사이 새치가 보이는 게 부담이시면 뿌리 쪽만 가려주는 제품으로 며칠을 벌 수 있어요. 염색 한 번을 미루는 셈이니 횟수를 줄이는 데 직접 도움이 돼요. 대신 같이 해야 할 게 하나 있어요. 잘 씻어내는 거요.
선크림을 매일 바르게 되면서 잘 지우는 것도 그만큼 중요해졌잖아요. 두피에 얹는 것도 똑같아요. 잔여물이 그 자리에 쌓이면 그 자체가 자극이 되거나 트러블로 이어질 수 있어요. 쓰신 날은 감을 때 손끝으로 두피를 문질러 씻고, 헤어라인이랑 귀 뒤, 목덜미에 남지 않게 헹구세요. 바른 날은 꼭 감는 날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럴 땐 간격 조절만으로는 안 돼요
염색하고 나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주기 문제로만 보지 않는 게 좋아요.
- 두피가 며칠씩 붉거나 따갑거나 심하게 가려운 경우
- 진물이나 딱지가 생기는 경우
- 이마선이나 눈꺼풀, 귀 주변이 붓는 경우
- 같은 자리가 염색할 때마다 반복해서 그러는 경우
특히 붓는 반응이 있었다면 다음 시술 전에 반드시 담당 디자이너에게 말씀하셔야 해요. 같은 약을 다시 써도 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니까요. 반응이 심했다면 피부과에서 원인을 확인해보는 편이 빠르고요. 어떤 성분에 반응한 건지 알아두면 앞으로 제품을 고를 때 기준이 생겨요.
오늘 한번 세보세요. 최근 두 달 동안 살롱과 집을 합쳐서 두피에 약이 몇 번 닿았는지. 생각보다 많다면 다음 한 번을 일주일 미루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돼요. 컵이 넘치는 날도 그만큼 뒤로 밀리는 거니까요.
이 글은 두피와 모발에 대한 일반 정보입니다.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염색 후 두피 붉은기·통증·부종·트러블이 심하거나 오래 이어지면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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